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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비열한 거리, 이보다 적나라한 느와르는 없다.

by 리프리랜서 2022. 2. 24.

 

1. 줄거리

스포가 담겨져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넘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삼류건달 조인성(병두)는 홀어머니, 남동생, 여동생 등의 가족을 챙겨야 하고 또 같이 조직 생활하는 동생들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챙겨야 할 식구는 많은데 하필 사기를 당해 있는 재산마저 다 날리고 인생은 점점 궁핍해지고 있습니다. 병두의 위로는 본인의 실속만 챙기고 병두에게 상당히 야박한 윤제문(상철)이 있고, 또 밑으로는 자기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조진웅(영필)이 있습니다. 윗사람과 밑사람이 다 도움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이 주먹세계의 큰 스폰서인 천호진(황회장)은 본인을 괴롭히는 검사를 제거 해달라고 상철에게 부탁을 하지만 다른사람도 아니고 검사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며 거절합니다. 병두는 지금이 아니면 두번 다시는 이렇게 큰 스폰서를 잡을 기회가 없다 생각하여 본인이 직접 검사를 제거할 준비를 합니다. 물론 이런 마음을 먹기전에 이미 황회장이 은연중에 말을 던지며 병두를 꼬시기도 합니다. 여기서 명대사가 나옵니다.

병두야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딱 두가지만 알면 돼.
나한테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이런 밑밥을 던지는데 안 넘어오는 바보는 없을겁니다.

병두에게 필요한 사람은 황회장이고 황회장이 원하는건 검사를 제거하는 겁니다.

결국 병두는 검사를 제거하고 황회장은 이제 상철과의 거래를 끊고 병두하고만 거래를 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밑에 동생이 자기를 배신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상철은 병두를 제거하려고 하나 이를 눈치 챈 병두가 먼저 상철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그의 심복인 영필까지도요.

병두는 걸림돌들을 다 제거하고 황회장의 부동산 재개발 사업에서 궃은 일까지 척척 해결해주고 또 첫사랑 이보영(현주)와의 연애사업도 잘 풀리며 탄탄대로의 인생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다 술이 취해 친구 남궁민(민호)에게 본인이 검사와 윤제문(상철)을 제거한 사실까지 말해버립니다. 무명의 영화감독 남궁민(민호)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며 이 영화는 대박이 납니다. 병두가 했던 모든 일들이 세상에 떠벌려지게 된거고 이 일로 병두에게 큰 실망을 한 황회장은 알아서 민호를 제거하라고 하지만 병두는 차마 친구인 민호를 제거 하지는 못하고 그냥 경고만 하고 마무리 짓습니다. 하지만 병두의 바로 직속부하인 진구(종수)는 조금 더 확실한 위협을 가해야 한다고 판단 했으며 민호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압박을 가합니다.

여기서 불행이 시작 됩니다. 민호도 친구인 병두를 이용한 죄책감도 있을거고 병두는 친구이지만 조직 폭력배라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굳이 병두 일을 경찰에 고발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종수가 불을 붙이게 되고 종수에게 당한 보복으로 두려움과 분노에 가득찬 민호는 병두의 일을 경찰에 고발 했으며 병두는 여자친구인 현주에게 프로포즈를 하려는 일생일대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경찰들에게 둘러 쌓이게 됩니다. 격한 몸싸움 끝에 겨우 경찰을 따돌린 병두는 황회장을 찾아가 민호를 자기가 직접 제거하겠다 말하고 재개발하면서 고생했던 수고비(억 단위의 돈)만 챙겨 달라고 합니다. 민호를 제거하고 황회장에게 수고비를 챙겨 해외에서 몇년간 생활하다 한국에 들어오려 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황회장의 입장에서 보면 이제 병두는 더 이상 필요한 존재가 아니고 지명수배자로 아무 쓸모도 없는 존재입니다. 또 병두에게 줄 수억원의 수고비도 아까울거구요. 

지금 한참 잘 나가는 영화감독 민호를 제거하면 일이 더 위험해 질 수도 있기에 황회장은 민호를 제거하기 보단 병두를 제거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 일에는 병두의 직속부하인 종수도 가담하게 되며 결국 병두는 자기가 키우던 부하에게 칼을 맞고 쓰러지며 종수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며 죽습니다.

 

2. 왜 비열한 거리 리뷰인가?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까지의 건달 영화들은 무자비한 칼싸움과 총싸움, 뜬금없는 길거리 싸움 등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었으나 비열한 거리는 포스팅 제목에 쓰여 있듯이 조직 폭력배의 생활을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출연진으로는 조인성, 이보영, 천호진, 남궁민 그리고 진구 등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가 나온지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영화를 보면 현재 잘 나가는 배우들의 젊고 앳된 모습을 감상 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이때의 이보영은 많고 많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청순함의 대명사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또 이 영화의 OST 역시 영화의 작품성을 높여주는 데 크게 한 몫 했습니다. 하나하나 나열해 보겠습니다.

1) 강진 - 땡벌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이미 아셨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 노래를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밀린 대금을 받은 상황, 큰 계약을 따낸 상황 등의 맡은 임무를 수행 후 기분 좋은 상황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2) 조덕배 -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은

이 노래 역시 땡벌과 마찬가지로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처음 듣게 되어서 그런지 원곡보다 이보영의 청아하면서 순수한 느낌의 목소리로 부르는게 나한테는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현주가 노래방에서 친구들 앞에서 부르던 모습, 병두가 자신을 피하는 현주를 그리워하면서 울먹이면서 부르는 모습 등에서 나온 노래였으며 제목처럼 설레이는 사랑의 느낌을 가진 곡 입니다. 

3) Alan Parsons Project - old and wise

이 노래는 영화 후반부에 나오며 모든 일들이 마무리 된 후 이 게임의 승자인 황회장이 기쁨의 술 한잔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 역시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으며 이 영화에서 처음 들어봐서 그런지 원곡보다 배우 천호진님이 부른 버전이 더 좋았습니다. 특히 음색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실제로 천호진님은 노래를 상당히 잘하기로 유명하다고 하십니다. 또 여기서 노래를 부르기 전 이런 대사를 합니다. 

 

 

김감독 이거말이야 내가 좋아하는 팝송인데 뜻이 근사해

 

위의 대사를 듣고 이 노래의 한글 해석본을 찾아 봤습니다. 사람마다 해석의 관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느낀점은 황회장이 내 뒤에 남겨진 이들 즉 자기가 이용하고 버린 사람들(조인성, 윤제문 등)에게 나와 뜻을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시간이 흘러 먼 훗날 남들에게 당신들은 내 진정한 친구였다고 말해주겠다는 내용으로 느껴집니다. 즉 지금은 쓰다 버리지만 나중에는 예의를 표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중이라는게 인생이 거의 끝날 막바지 무렵의 시점으로 보이며, 황회장 본인이 생각하는 이 노래의 근사한 뜻을 구실로 현실에서는 지금까지 계속 이런 악행을 저지르는 걸지도 모릅니다. 즉 현실에서는 나하고 싶은데로 살고 인생 마지막에는 용서를 빌겠다는 끝까지 이기적이고 자기성공 밖에 모르는 추악한 모습만 보여집니다.

 

3. 마치며

 

141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지겹지 않을만큼 상당히 재밌고 작품성 역시 매우 뛰어납니다. 적재적소의 ost와 명대사 등 1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이만큼 여운을 주는 영화는 없다고 생각 될 정도입니다. 월드컵 기간에 개봉하여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 했지만 한번 본 사람들로부터 꾸준히 호평을 듣는 걸작이니 아직 안 보신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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